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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공장식 결혼'은 불허한다, 내 '에코 웨딩'이다2021-01-18 11:05
작성자 Level 10

한겨레 신문에 실린 "에코웨딩" 특집기사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767543.html


손수건 청첩장부터 소풍까지…친환경 결혼식의 모든 것
지난 9일 서울 성북동 주택가에서 친환경 결혼식을 올린 성지훈·신희정씨 부부. 환경친화적인 결혼식을 위해 신랑은 턱시도를 벗었고, 신부는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예물도 체리나무 반지로 맞췄다. 김미영 기자.
지난 9일 서울 성북동 주택가에서 친환경 결혼식을 올린 성지훈·신희정씨 부부. 환경친화적인 결혼식을 위해 신랑은 턱시도를 벗었고, 신부는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예물도 체리나무 반지로 맞췄다. 김미영 기자.
생에 가장 큰 이벤트 가운데 하나인 결혼식을 의미있게 치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장에서 연필 찍어내듯, 똑같은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웨딩드레스, 메이크업) 세트에 20분짜리 예식을 치르는 데 수백만~수천만원을 들이는 게 낭비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친환경 결혼식’은 부부로서의 새 출발을 여유롭게 축하하면서도 환경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돼, ‘작은 결혼식’ 못지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공장식 결혼’보다 훨씬 더 발품·손품을 팔아야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친환경 결혼식을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첩장
사실 친환경 결혼식에 구체적인 원칙과 방법은 없다. 자신이 직접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환경친화적으로 결혼식을 치르면 그게 곧 ‘에코 웨딩’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결혼식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청첩장이 대표적이다. 친지 등 어른들에겐 청첩장을 보내더라도, 친구나 선후배 등 젊고 친한 지인들에게는 전화, 휴대폰 문자, 이메일 등으로 소식을 전하면 그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청첩장은 재생용지로 만들고, 콩기름 잉크로 인쇄를 하면 된다. 액자 형태로 청첩장을 디자인하면 결혼식 뒤 종이액자로 활용할 수 있고, 손수건 청첩장도 색다르고 실용적인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보드게임 젠가나 퍼즐조각 등으로 방명록을 대신하면, 종이도 아끼고 나중에 장식품이나 장난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종이 방명록 대신 ‘손도장 액자’로 만든 방명록(왼쪽)과 재생용지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친환경 청첩장(오른쪽). 김미영 기자
종이 방명록 대신 ‘손도장 액자’로 만든 방명록(왼쪽)과 재생용지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친환경 청첩장(오른쪽). 김미영 기자
음식 준비
남는 음식과 음식물 쓰레기는 결혼식의 ‘골칫덩이’다. 이걸 줄이려면 하객 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체로 청첩장 보낸 곳의 70% 수준이 하객 수다. 피로연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거나 일품요리로 대접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도시락통이나 반찬 그릇 등 포장용기를 준비해 원하는 하객에게 음식을 싸주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도 음식이 남는다면 깨끗하게 정리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제공하거나, 가까운 지역의 음식물재활용센터에 기증할 것을 권한다. 불우이웃도 돕고, 가공·농민에게 무상 또는 저가에 공급되는 양질의 퇴비를 생산하도록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뿌리가 살아 있는 부케를 받고 기뻐하는 신부의 지인. 뿌리가 있는 부케는 예식 이후에 화분에 옮겨 심을 수 있다. 김미영 기자.
뿌리가 살아 있는 부케를 받고 기뻐하는 신부의 지인. 뿌리가 있는 부케는 예식 이후에 화분에 옮겨 심을 수 있다. 김미영 기자.
꽃 장식 대신
식장을 꾸미는 꽃 장식에 화분을 사용하거나 과감하게 장식 자체를 없애는 방법도 인기다. 부케와 부토니에르는 생화 대신 뿌리 있는 꽃으로 고르면, 예식 뒤 화분에 옮겨 심어 기르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화환을 받지 않거나, 쌀 화환을 받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방법은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친환경 결혼식 기술이다.
일회용품은 사절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건 친환경 결혼식의 필수 항목이다. 하객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것, 식장 조명의 조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결혼식을 실천할 수 있다. 예식을 기념해 ‘생명의숲’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에코 웨딩을 실천하는 한 방법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 피로연 음식과 커피, 각종 소품 등을 유기농·친환경, 공정무역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예물을 굳이 치렁치렁한 보석이나 금으로 할 이유는 없다. 연애 때 착용하던 커플링을 활용해도 되고, 평상시에도 편하고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은, 매듭, 티타늄, 나무 등 저렴한 제품이 오히려 실용적일 수 있다. 임혜민 씨 제공.
예물을 굳이 치렁치렁한 보석이나 금으로 할 이유는 없다. 연애 때 착용하던 커플링을 활용해도 되고, 평상시에도 편하고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은, 매듭, 티타늄, 나무 등 저렴한 제품이 오히려 실용적일 수 있다. 임혜민 씨 제공.
스드메·예물 굳이…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을 굳이 웨딩업체에 맡겨야 할 이유는 없다. 요즘에는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하고 친구들과 식장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체해도 추억을 간직하기에 충분하다. 결혼 전에 예비 부부가 가까운 산책로나 여행지, 카페 등에서 셀프 촬영을 하는 방법도 있다. 드레스는 평소 입었던 옷들 가운데 드레스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을 활용해도 무난하다. 앞서 결혼한 선배들의 공통된 충고는 “예물은 필요 없다”다. 평소에 편하고 부담없이 차고 다닐 예물은 평생 장롱 속에 쳐박힐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연애 때 끼던 커플링을 활용하거나 매듭, 은, 나무, 스테인레스, 티타늄 등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으로 예물을 준비하는 것도 환경을 생각하는 예식의 한 방법이다.
예식장은
서울시청 시민청과 서울연구원, 청와대 사랑채 등은 공공시설 예식장 가운데서도 인기가 높아 이곳에서 예식을 치르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사용료가 6만6천원인 시민청 결혼식은 매주 일요일과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각 한 차례씩 예식이 진행되는데, 2월(7~12월 예식)과 8월(이듬해 1~6월 예식) 중에만 시민청 누리집에서 접수를 한다. 서울월드컵공원에서는 ‘소풍 결혼식’을 무료로 치를 수 있다. 예비부부뿐 아니라 혼주, 하객들도 나들이하듯 부담 없이 결혼식을 즐기자는 취지로, 나들이나 야유회 느낌을 낼 수 있다. 음식도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에 제공된다. 남산공원, 용산가족공원 등도 야외 결혼식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종이 방명록 대신 등장한 젠가 방명록. 김미영 기자.
종이 방명록 대신 등장한 젠가 방명록. 김미영 기자.
도움 받을 곳
인터넷에서 ‘스몰 웨딩’, ‘작은 결혼식’으로 검색되는 업체들 대부분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곳들이다. 일반 예식장과 마찬가지로 ‘보증 인원’이나 턱없이 높은 대관료, ‘스드메 패키지’를 강요하는 일이 다반사니 주의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비영리단체 ‘그린웨딩포럼’(greenwed.org), 서울시·중소기업청이 후원하는 ‘서울시결혼문화협동조합’(lien.co.kr), 성북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sewingforthesoil.com), 서울시민청 결혼식 협력업체(seoulcitizenshall.kr), 여성가족부 작은결혼정보센터(smallwedding.or.kr) 등을 통해 친환경 결혼식을 치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극단적인 상업성을 추구하지 않아 저렴한데다 신랑신부의 취향을 전적으로 고려해주기 때문에 예식 시간과 형식 등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박서영 여성가족부 사무관은 “작은결혼정보센터에는 무료 또는 실비로 이용할 수 있는 전국 공공시설 예식장 201곳의 정보와 결혼식 관련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22곳을 소개하고 있다”며 “30여명으로 구성된 재능기부 웨딩플래너팀도 서울, 부산 등에 배치해 작은 결혼식을 상담해주고 있으니, 친환경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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