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module
Image module
제목아름다운 부부의 '탄소중립 결혼식' (여성신문 2012. 10. 5)2021-01-18 09:31
작성자 Level 10

 

에너지 이야기

아름다운 부부의 ‘탄소중립 결혼식’

“이 청첩장은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치장을 없애고 친환경 재생 용지에 식물성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여 받는 분의 건강까지 신경 썼습니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한 부부의 청첩장에 적혀 있는 문구다. 평소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던 부부의 결혼식인 만큼 청첩장부터 달랐다. 화려한 장식을 넣는 대신 흑백사진을 넣어 재생지에 콩기름잉크로 소박하게 인쇄했다. 주례사는 환경운동에 앞장선 교수님이 맡았다. 누구보다도 이번 결혼식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하객들에게도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분으로 모신 것이다.

다음 달 결혼하는 또 다른 부부는 신혼여행을 해외로 가는 대신 국내 곳곳을 여행하기로 했다. 역사를 전공한 신랑이 가이드가 되어 유서 깊은 유적지를 돌아본다는 계획이다.

두 부부의 결혼식은 ‘탄소중립’ 결혼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결혼식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득이하게 배출된 온실가스 양을 계산해 상쇄하는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다양한 노력을 통해 줄여서 제로(0) 상태로 만드는 실천을 ‘탄소중립’이라고 한다. 에너지와 자원 절약, 쓰레기 배출량 줄이기 등의 실천을 통해 노력하고 난 뒤에도 배출된 온실가스를 없애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재생가능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기부금을 내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탄소 중립 공식 인증도 받을 수 있다.

결혼식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이벤트다. 화려한 결혼식장은 조명과 냉난방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며, 많은 하객이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적지 않다. 또한 청첩장 인쇄, 피로연, 신혼여행, 이사 등의 과정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도 상당하다.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는 즐거운 이벤트를 통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파괴하는 온실가스만 다량으로 배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탄소 중립 결혼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에너지시민연대는 그린웨딩포럼과 함께 결혼식을 여러모로 지원한다. 탄소중립의 의미를 실천하고 하객들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를 위해 청첩장을 재생 용지에 콩기름 인쇄를 하도록 지원하거나 여행 자금을 보태기도 한다. 공공기관 예식홀과 하이브리드 웨딩카도 무료로 제공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누구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탄소 중립의 숲 조성 나무 심기 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많은 이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1206호 [오피니언] (2012-10-05)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